김조민 시인이 만난 오늘의 시 - `환절기증후군` / 우중화 시인
김조민 기자 / blue2140@hanmail.net입력 : 2020년 07월 09일
환절기증후군
우중화
오른쪽 심장으로 통증 하나 길게 지나는데 ‘정상 이예요.’ 의사는 여자를 아주 잘 안다는 듯 엑스레이를 훑어보며 말한다. 아이가 빨던 젖가슴이 균형을 잃고 여자의 구멍들이 서서히 문을 닫는다. 사리라도 몇 개쯤 박혀서 자랑스레 들켜야 는데 증세가 보이지 않는다. ‘철분을 먹어야 해요. 자주 햇볕을 씌어주세요’ 뻔한 말들은 집어 치워요. 몸을 구성하고 지탱하는 것이 어디 그것뿐겠어요. 우리는 다 아는 것들을 숨겨요, 약 처방을 아슬아슬한 연애가 필요해요 라고 써주시면 안될까요.
진단명: 늦은 샐비어꽃이 핀다 처방전: 바람의 언덕에서 바람의 소리 담기, 낯선 대지에서 한 달간 뿌리내리기, 36.5도의 분홍수액 맞기, 끝끝내 달콤한 잠과 소량의 한낮의 연애
▶환절기만 되면 마음을 앓는다. 그 환절기는 수시로 사계절과 상관없이 닿는다. 어쩌면 늘 환절기는 내가 만들어놓은 시간들이기도 하다, 그것은 사람이기도 사랑이기도 우리이기도 먼 바람이기도 하다. 다시 초록의 바람이 분다. 또 하나의 환절기가 지나고 앓듯, 머문 듯 초록이 자꾸만 스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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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력
2019 리토피아 신인문학상으로 등단 시집 「주문을 푸는 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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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조민 기자 / blue2140@hanmail.net 입력 : 2020년 07월 0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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