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조민 시인이 만난 오늘의 시 - `약속 퍼즐` / 서형국 시인
김조민 기자 / blue2140@hanmail.net입력 : 2020년 08월 20일
약속 퍼즐
서형국
복잡한 생각을 정리하다 에라 모르겠다 뒤엎고 나니 텅 빈 마음이 골방에 걸어둔 쪽창 같아 밤을 끼워 넣습니다
생각을 주입하니 서서히 부푸는 달 그 밝은 스위치를 꾹 누르니 조각난 다짐들도 하나둘 깜박이며 난장을 지릅니다
여기요 여기 좀 봐주세요
문득 나는 지켜진 약속만큼 완성된 사람은 아닐까 생각해 보니 평균치보다 모자란 키가 0.1도 안 되는 시력을 데려와 슬그머니 어깨동무를 합니다
작심할 때 빠져버린 어금니가 소파 틈이나 장롱 밑을 전전하는 동안 꼭 이 자리란 믿음은 한 그루 소나무처럼 굵직하게 맞춰져 있습니다
브이 하는 사진에서 구석자리를 지켜낸 새끼손가락은 어제에 빚이 많아 오늘 뒤로 숨었는데 가만 떠올려 보니 기약 없는 밥 한 번으로 하고많은 인연을 뒤집어 끼웠습니다
온데 흩어진 자신을 그러모으려 타인에게 묻어간 귀퉁이를 수소문하려는데 미안했던 마음도 홍조 띤 고백이 기특했는지 불끈 쥔 주먹이 천천히 엄지를 밀어 올리는 한밤입니다
▶살면서 실없이 뱉은 말로 나는 타인에게 얼마나 많은 기대를 저버렸을까. 그래서 흔한 인연이었을까. 한 때 불 꺼진 창 밖으로 흐려진 별들이 소실된 기억을 찾아 제자리로 맞춰주기도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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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력
2018년 월간 《모던포엠》 등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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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조민 기자 / blue2140@hanmail.net 입력 : 2020년 08월 2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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