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조민 시인이 만난 오늘의 시 - `통영이나 히말라야` / 김효연 시인
김조민 기자 / blue2140@hanmail.net입력 : 2020년 09월 01일
통영이나 히말라야
김효연
통영에 갔다 거북선 보러 갔다 ‘처용’을 만나러 간다는 건
아니다 파라다이스를 마시려고 했다 다찌 집에서 술에 취하려는 건 아니다 바다 속 보물을 캐려고 했다 바다에 빠지려는 건 아니다 이름을 새기려고 했다 그들처럼 통영서 태어나고 치열하게 죽겠다는 건 아니다
스카르두로 떠났다 히말라야로 간다는 게
맞다 가서 눈을 마시며 고기는 먹지 않을 거라 했다 연필만 가져갔다는 게 맞다 산이 품고 산에 묻을 거라 했다 돌아오지 않겠다는 게 맞다 마침내 놀러오라고 했다 공책이 두툼해졌다는 게 맞다
맞고 아니고는 질문도 대답도 아닌 통영이나 히말라야
거울을 닦는다 거울이 보이도록 닦는다 통영이나 히말라야도 닦는 게
맞다 아니다
▶마스크 세상이다. 쓰면 살고 벗으면 죽는다가 아닌 것처럼 섬은 통영, 산은 히말라야가 아닌 것처럼 이건 질문도 대답도 아니다.
그들은 왜, 맞다 아니다 로만 대립하는가. 옳은 것은 밀고 가고 그릇된 건 고치면 된다.
이제 우리의 생활도 코로나가 끝난다 아니다의 문제가 아니듯 새로운 환경 속에서 잘 지켜내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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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력
2006년 ⟪시와 반시⟫ 등단
2016년 세종도서 문학나눔 선정
2019년 문학나눔 우수도서 선정
시집 『구름의 진보적 성향』 『무서운 이순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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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조민 기자 / blue2140@hanmail.net 입력 : 2020년 09월 0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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