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조민 시인이 만난 오늘의 시 - `꽃처럼` / 박진규 시인
김조민 기자 / blue2140@hanmail.net입력 : 2020년 09월 08일
꽃처럼
박진규
언제 피어날 지 아무도 모른다 어느 날 돌아보면 문득 피어 있다 절벽에서도 눈얼음 속에서도 때가 되면 꼭 핀다 깊은 숲속이나 제왕의 수반(水盤)에서도 그저 타고난 모습으로 핀다 피어있는 동안 타인(他人)이 환하다 오로지 그러다가 어느 날 조용히 사라진다 그리하여 열매가 생긴다 꽃은 모르는 열매가 생긴다
▶어느 날 꽃들을 보았는데 꽃은 자신이 타고 난 대로 피고 진다는 사실을 새삼 깨닫게 되었습니다. 꽃은 어디에서건 피어나고 지고, 저마다의 근성대로 피고 집니다. 큰 꽃은 큰 대로, 작은 꽃은 작은 대로, 붉으면 붉은 대로, 희면 흰 대로 핍니다. 그 뿐입니다. 꽃은 열매를 맺지만 꽃은 그 열매에 집착하지 않습니다. 아예 열매를 모르는 거 같습니다. 세상 속에서 서로 앞서 가려는 경쟁이 심해지면서 우리는 우리 본연의 아름다운 모습을 잃은 채 허상만을 쫓아가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들판에 가득한 저 꽃들의 소박하고 평온한 삶을 닮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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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력
1989년 부산문화방송 신인문예상 당선
2010년 국제신문 신춘문예 당선 2018년 최계락문학상 수상
시집 『문탠로드를 빠져나오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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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조민 기자 / blue2140@hanmail.net 입력 : 2020년 09월 0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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