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조민 시인이 만난 오늘의 시 - `하늘이 하는 일` / 권용욱 시인
김조민 기자 / blue2140@hanmail.net입력 : 2020년 09월 29일
하늘이 하는 일
권용욱
하는 일 없이 산 위에 누워 지상의 소리 한 톨 기록하지 않다가
구름이다가 새 그림자이다가
내 생애 한 번도 발 떼지 못한 눈먼 구재봉을 불러
베어도 그 속이 나무인 나무들을 키운다 나무 외 아무것도 아닌 나무들을 키운다
읽어도 무슨 의미 없는 오래된 문장처럼 오자인지 탈자인지 교정도 없는 활자처럼
겨울을 기다리는 이파리 흔드는 일 그것밖에 없다, 없다 만큼 확실한 일은 없다
... 편집 안 되는 산자락을 뒤적이다 아버지 같은 별을 하늘에 하나 둘 맡긴다
▶섭리 앞에 인간이 할 수 있는 일은 없다. 구름도 새도 나무도 모두 자연의 본연대로 존재할 뿐, 인간의 사유 개념을 위한 부속물들이 아니다. 하늘은 다만 시간에 순종하고 그밖의 아무 일도 도모하지 않는다. 그런 줄 알면서 나는, 아버지처럼, 부질없는 생을 뒤적거리며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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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력
2006 《포엠포엠》 등단
시작나무 동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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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조민 기자 / blue2140@hanmail.net 입력 : 2020년 09월 2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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