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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조민 시인이 만난 오늘의 시 - `걸려 있다` / 황정산 시인


김조민 기자 / blue2140@hanmail.net입력 : 2020년 11월 10일
걸려 있다

황정산


빈 놀이터 녹슨 철봉에 빨랫줄이 매어 있다
어느 날 없어진 아이들이
빛바랜 난닝구 늘어진 꽃무늬 몸뻬가 되어
거기 걸려 있다
쉬이 늙는 것은 수크령만이 아니다
가벼운 것들이 날아가다 잠시 붙들려 있다
유령은 그렇게 만들어진다

빨래가 철봉에 걸려 놀이터가 비어 있다
난닝구와 몸뻬를 벗고
아이들은 사라진다
매달린 것들은 모두 날아가는 것들이다

놀이터에 빨래가
하나씩 지워지고 있다

빨랫줄에 빈 햇살이 걸려 있다




▶오래된 저층 주공아파트에는 이제 나이든 어르신들만 산다. 놀이터가 있지만 아이들은 보이지 않는다. 아이들이 놀았던 철봉이나 미끄럼틀에는 노인들이 빨래나 고추를 말리고 있다. 그 광경을 보고 늙어가는 것에 대해 생각했다. 늙어가는 것은 가벼워지다 사라지는 것이다. 놀이터 철봉에 걸려 있는 빨래는 잠시 생에 머물다 간 우리들의 모습이기도 하다.




ⓒ GBN 경북방송




▶약력
   1993년 《창작과비평》 평론 등단
   2002년 《정신과표현》 시 등단
   저서로 『주변에서 글쓰기』, 『쉽게 쓴 문학의 이해』
   대전대학교 교수 역임.
   현재 한국전통문화대학교 출강.




김조민 기자 / blue2140@hanmail.net입력 : 2020년 11월 1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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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gs : 놀이터 빨래줄 주공아파트 김조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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