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조민 시인이 만난 오늘의 시 - `사랑의 온도` / 나호열 시인
김조민 기자 / blue2140@hanmail.net입력 : 2021년 02월 16일
사랑의 온도
나호열
사랑으로 무엇을 할 수 있느냐고 물었다 아무리 뜨거워도 물 한 그릇 뎁힐 수 없는 저 노을 한 점 온 세상을 헤아리며 다가가도 아무도 붙잡지 않는 한 자락 바람 그러나 사랑은 겨울의 벌판 같은 세상을 온갖 꽃들이 다투어 피어나는 화원으로 만들고 가난하고 남루한 모든 눈물을 쏘아올려 밤하늘에 맑은 눈빛을 닮은 별들에게 혼자 부르는 이름표를 달아준다 사랑의 다른 이름은 신기루이지만 목마름의 사막을 건너가는 낙타를 태어나게 하고 다시는 돌아오지 못하는 길을 두렵지 않게 떠나게 한다 다시 사랑으로 무엇을 할 수 있느냐고 묻는 그대여 비록 사랑으로 할 수 있는 일이 아무 것도 없을지라도 사랑이 사라진 세상을 꿈꾸는 사람은 없다 사랑은 매일 그대에게 달려오고 사랑은 매일 그대에게서 멀어지는 것 온혈동물의 신비한 체온일 뿐이다
▶분노와 증오가 온 세상을 뒤덮고 있다. 여기에 코로나라는 복면의 불안이 너와 나의 거리를 더 멀리 떼어놓고 있다. 이럴 때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정의, 관용, 배려, 이 모든 예쁨을 한 마디로 안아주는 선물이 오늘 내 앞에 있다. 기꺼이 회수분으로 돋아오르는 사랑이라는 선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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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력
1986년 《월간문학》, 1991년 《시와시학》 등단
2005년 녹색문학상
2018년 문학의식문학상
2011년 한국문협서울시문학상
시집 『안녕 베이비 박스』 『이 세상에서 가장 슬픈 노래를 알고 있다』 『촉도』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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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조민 기자 / blue2140@hanmail.net 입력 : 2021년 02월 1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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