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작, 짐작, 참작
황려시
케잌을 샀다 생크림이 유익하지 ‘점도야, 잘 울어보자’ 양초만 울었다 울적하면 달달한 것과 수작酬酌한다
식탁엔 금국이 피고 샛강이 흐르고 걸터앉는 습관으로 나는 풍경이 된다 손톱을 깎으며 붉은 낙타에게 가고 싶어. 모래의 약도를 짐작斟酌 하고 밤은 날마다 범이 된다
케잌을 수저로 떠먹는 사람들이 모인다 승우형도 왔다 그 형을 볼 때마다 잘 박힌 못이 생각난다 형은 울기 전에 살짝 웃는데 사막 같았다
인심쓰는 척 "참작參酌할께" 승우형이 말했다 케잌을 담고 크림 뭍은 수저를 긁으면 사락 사락 귀 없는 접시가 웃다가 다시 멍 때리고 있다 할 말께나 많은 것들은 웃고
▶그 무엇
팬데믹 상황에서 우울 총량의 법칙을 채우기 위해 詩를 많이 썼다 그래서 詩가 없다 *나는 안 맞는 곳에서는 맞는 물건으로, 맞는 장소에서는 안 맞는 물건으로 있기를 좋아한다 앤디 워홀의 말을 인용해본다 이제 나는 딴청을 부릴 수 없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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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력
2015년 《시와세계》 신인상
시집 『사랑 참 몹쓸 짓이야』 디카시집 『여시』 『머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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