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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조민 시인이 만난 오늘의 시 - `배추적이 바다를 품었다` / 마선숙 시인


김조민 기자 / blue2140@hanmail.net입력 : 2021년 10월 12일
배추적이 바다를 품었다 

마선숙


홀몸 엄마는 쌀 떨어지면
공동묘지 공터에서 배추 찌꺼기 헤집어
배추적으로 끼니 때워 주었다
마당에 불 피워 솥뚜껑에 기름 먹여서

엄마가 고요해진 후
아들 딸이 배추적을 셋방살이 음식이라기에
고기 해물로 전 부치며 배추적을 외면했다

엄마처럼 안 살겠다고 큰소리쳤지만
그림자까지 닮아 슬펐던 날
배추적을 만들어 산소를 찾았다

배추적을 엄마와 나누어 먹었다

엄마가 어깨 두드리며
바다처럼 흘러가라고 위로했다

셋방처럼 엄마에게 안겨
바다로 나갔다




▶엄마에게 애틋한 모정을 못 느꼈다. 혼자 구멍가게 꾸려 생계를 책임 진 엄마는
나를 동무삼아 신세 한탄을 자주 했다. 맏이니까 동생들 건사해야 한다는 소리도 듣기 싫었다.
그러다 엄마 세상 뜨고 나니 그 외로움이 얼마나 우물처럼 깊었는지 깨달아졌다.
똑같은 나이가 되니 이제야 엄마를 품을 수 있게 되었다. 배추적처럼 담백하게 엄마를
사랑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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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력
   2013년 《시와문화》 시 당선
   2014년 《불교문예》 소설 당선
   제10회 서울문화투데이 문학 최우수상
   제6회 숭의문학상
   시집 『저녁, 십 분 전 여덟 시』
   소설집 『몸이 먼저 먼 곳으로 갔다』




김조민 기자 / blue2140@hanmail.net입력 : 2021년 10월 1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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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gs : 셋방 우물 김조민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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