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조민 시인이 만난 오늘의 시 - `비둘기가 돌아왔습니다` / 김명은 시인 - GBN 경북방송
즐겨찾기+  날짜 : 2021-11-26 오후 09:48:07 회원가입기사쓰기전체기사보기
뉴스 > 문화/여성 > 시로 여는 아침

김조민 시인이 만난 오늘의 시 - `비둘기가 돌아왔습니다` / 김명은 시인


김조민 기자 / blue2140@hanmail.net입력 : 2021년 10월 20일
비둘기가 돌아왔습니다

김명은


새와 경계음이 잠들었습니다
실외기 곁에서 비둘기가 알을 품는 순간
폭염을 견뎌내야 한다는
이웃의 조언을 듣고 난 후 일입니다

좁은 틈에서 똥과 나뭇가지를 치웁니다
쌓여있는 새똥을 보면 화가 나기도 합니다
그렇다고 새대가리를 쪼개는 잔혹극은 할 짓이 못 됩니다
그물을 치지 않고 발은 떼어 옮겼지만
어둠은 들어 올리지 못했습니다

달아나지 않는 비둘기를 걷어차고 싶다는
남자 입술을 오리고 찢어 붙이고
유리창을 두드려보고 새를 기다리는 극지를 길들입니다

나무가 새이고 새가 허공이라서 나무와 허공이 날아옵니다

새들이 부피를 줄이고 줄줄이 난간을 붙잡은 밤
고양이에게 붙잡힌 비둘기는 고양이가 되어 돌아왔습니다
비둘기 울음은 낮고 굵고 짧고 깊은 탄식 같고
열매를 맺지 않는 구름
행선지가 불분명한 날씨를 색칠합니다
돌아오는 것은 본능이고 기다림은 집착이라서

빛이 흘러넘치는 하늘은 첫 페이지
그 다음 페이지는 어둠이 흥건한 천체
새 한 마리가 내려앉은 소리 들립니다
쫓겨날 때마다 돌아와 가느다란 목을 구부리고 자는 엄마
암막블라인드 뒤에 잠든 새와 잠들지 못한 내가 있습니다




▶새를 좋아해서
  골든체리 앵무새를 오래 키웠다
  아파트 이웃들은 비둘기와 전쟁이다
  나도 비둘기 퇴치작전에 들어갔다
  둥지를 틀지 못하도록 나뭇가지와 똥을 치웠다
  비둘기가 돌아오지 않는 밤
  집을 나간 엄마를 기다리던 어린 내가 거기 서 있었다
  늦은 밤 비둘기들이 돌아와 깃을 접는 소리가 들렸다




ⓒ GBN 경북방송




▶약력
   2008년 시와시학으로 등단
   시집 『사이프러스의 긴 팔』




김조민 기자 / blue2140@hanmail.net입력 : 2021년 10월 20일
- Copyrights ⓒGBN 경북방송.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트위터페이스북밴드카카오스토리네이버블로그
Tags : 앵무새 허공 김조민시인
 
많이 본 뉴스 최신뉴스
경주시의회 김수광 경제도시위원장 “지방의회 30주년 기념 표창”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20·21일 국제불빛축제 개최, 포항에 띄우는 ‘일상과 경제 회복 희망의 빛’
포항시, 국민권익위와 맞춤형 달리는 국민신문고 운영 시민 고충 들어
포항시립미술관 POMA 아카데미 개최 ‘미술, 수집과 동시대 이슈’
(사)한국신장장애인협회 포항지부 신장병예방 홍보 캠페인 펼쳐
포항시, 실물카드 없이 간편결제! ‘모바일형 포항사랑상품권’ 출시
포항시, ‘출산장려 창작극 피노키오의 이야기’ 뮤지컬 공연
『위드 고령 야행(夜行)』 그 두 번째 이야기 안전하고 성공적인 마무리
제8회 낙동강세계평화문화대축전, 예술을 배달하는 버스 ‘예뻐’ 성료
칠곡군, 2021 칠곡인문학마을 차세대 리더 워크숍 실시
포토뉴스
시로 여는 아침
내가 일상이라는 마취에서 깨어날 때 그도 마취에서 깨어났다 위를 덜어내고 비장.. 
비 내리는 오늘은 텃밭에서 당신을 나의 밭에 심었습니다 빗줄기 소리는 시원했습니.. 
우리는 불행의 서사에 익숙하다 정규 방송 시간이 끝난 후 검은 화면에 비친 자신을 .. 
최동호 교수의 정조대왕 시 읽기
정조는 1752년 임신년에 출생하여 영조 35년 1759년 기묘년 2월 12일 세손으로 책봉되..
상호: GBN 경북방송 / 주소: 경상북도 경주시 원화로232(황오동 110-1) 2층 / 발행인 : 진병철 / 편집인 : 황재임
mail: gbn.tv@daum.net / Tel: 054-773-0456 / Fax : 054-773-0457
정기간행물 등록번호 : 경남 다-00000 / 청소년보호책임자 : 진병철
Copyright ⓒ GBN 경북방송 All Rights Reserved. 본지는 신문 윤리강령 및 그 실요강을 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