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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조민 시인이 만난 오늘의 시 - `고양이는 망을 보고` / 연명지 시인


김조민 기자 / blue2140@hanmail.net입력 : 2022년 09월 27일
고양이는 망을 보고


연명지




알로에 화분이 붐비는 오후
햇살들 몰려다니며 알로에 가지를 돌본다
숨죽이며 오가는 햇살의 방향으로 기지개를 켜는 고양이의 몸에서 하품이 걸어나온다

엄마의 정원에 알로에 화분이 오래 앉아있다
초록 가지마다 고양이 눈이 애틋하다
엄마의 마지막을 지켜보던 고양이의 눈에 울음이 고여있다

새로 태어나는 가지마다 살들이 물컹하게 올라오고
얼굴에 바르면 기미가 없어진다는 말이 뽀얗게 태어난다
몸을 숨기고 알로에만 키우는 엄마는 고양이처럼
소리를 내지 않는다. 화분 곁에서 웅크린 잠을 자면서
보고 싶다는 잠꼬대를 한다.

엄마가 바르던 알로에 크림을 바르고 엄마인 척
알로에 화분을 키우는 고양이의 오후가 파릇파릇하다
젊은 날의 엄마처럼.

고양이는 망을 보고 엄마는 알로에를 키운다.




▶엄마가 대장암으로 돌아가신지 5년이 되었다. 엄마는 화초 키우기를 좋아해서 베란다가 환했다. 지금도 엄마가 키우던 제라늄과 알로에가 건강하게 자라고 있다. 제라늄 가지를 잘라와 엄마를 심듯 화분에 심었다. 엄마가 키우던 고양이는 자주 화분곁에서 낮잠을 잔다. 엄마는 죽어서도 자식을 다스린다.




ⓒ GBN 경북방송




▶약력
   2013년 미네르바 시선 『가시비』를 출간하며 문단 활동 시작.
   시집 『사과처럼 앉아있어』 
   전자시집 『열일곱 마르코 폴로 양』




김조민 기자 / blue2140@hanmail.net입력 : 2022년 09월 2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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