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조민 시인이 만난 오늘의 시 - `마리모 죽이기` / 금희숙 시인
김조민 기자 / blue2140@hanmail.net 입력 : 2023년 03월 21일
마리모* 죽이기
금희숙
유리병 속에서도 하루는 둥글게 자라는데요
손가락은 미끄러지고 얼굴을 꽃잎처럼 떼어내도 나는 오늘 밖에서 헛걸음질을 반복해요
어제는 신발을 잃어버리고 젖은 발로 잤어요
얼마큼 키가 크면 작아질 수 있을까요
적당한 물과 햇빛과 온도는 얼마나 어려운 것인지 유리병을 뒤집어써도 그림자 같은 집착은 멈추지 않아요
오늘은 손뼉을 치고 웃지만 내일은 어깨를 흔들며 움츠러들기도 해요
쿡쿡 옆구리를 찌르고 똑같은 유리병에 밀어 넣어요
마냥 늙어가라고
매일 엎어지고 흐려져도 나는 약간 괜찮아지는데요
발목은 점점 사라지고 발가락부터 어두워지기 시작했어요
엄마의 기도는 늘 미완성이죠
*공 모양의 담수성 녹조류로 어항 등에 넣어서 키울 수 있는 반려식물
▶내가 만난 반항적인 아이가 차츰 마음을 열게 된 계기가 된 마리모, 반려 식물이 조금씩 자라는 과정을 공유하면서 점차 아이는 학교생활에 적응을 했다. 사랑이라는 명목하에 우리는 어떻게 하고 있을까! 학교 수업 그리고 방과후 수업과 학원을 맴돌고 있는 요즘 아이들을 보면, 부모의 사랑이 집착이 되는 것 같아 안타까울 때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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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력
2020년 영남일보 신춘문예 시부문 등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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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조민 기자 / blue2140@hanmail.net  입력 : 2023년 03월 2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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