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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조민 시인이 만난 오늘의 시 - `능내역` / 노해정 시인


김조민 기자 / blue2140@hanmail.net입력 : 2024년 03월 26일
능내역 1


노해정




호수에서 피어난 안개구름이
아침 햇빛 감싸는 고요한 마을

산 그림자 오가는
삼각 지붕 역

수면까지 내려온 키 낮은 구름
기차처럼 호수에 맞닿아 올 때

산딸나무 빨간 열매 가을 반기며
모든 계절이 출발하는 역



능내역 2


낚시가방 짊어진 아버지 따라
주말마다 계속된 열두 살 여행

능내역 플랫폼 나서자마자
술떡 파는 할머니 빛나는 눈빛
호수에 줄배 오갈 때마다
물 내음 풍겨오는 강나루 길목

그날의 향기가 나를 불러도
무심코 외면하던 텅 빈 발걸음

아버지의 날들이 지나갔어도

수많은 물방울
강물 이루고
모든 마음 조각 딛고 딛어
오늘이 섰네

지금은 기차도 다니지 않고
바래 가는 파란색
삼각 지붕 역




▶경기도 남양주시 조안면에 있는 능내(陵內)는 조선전기 소혜왕후(인수대비)의 부친인 한확(韓確)의 묘에서 유래한 지명이다. 한확 선생의 누이와 여동생은 명나라 황제의 후궁이 되었는데, 그는 그녀들의 지위에 힘입어 출세 가도를 달렸고, 사신으로 명나라에 보내졌다가 돌아오는 길에 객사하였다. 능(陵)이라는 글자는 왕족이거나 그에 필적하는 지위를 가진 인물의 묘에만 붙이는 명칭이므로 그의 권세가 얼마나 대단했는지가 지명에서도 드러난다. 한확의 묘에서 멀지 않은 곳에 다산 정약용의 유적지와 묘가 자리 잡고 있다. 다산은 천주교도였지만 주역을 깊이 연구하여 ‘주역사전’ 이라는 저서를 남기기도 했다. 주역(周易)은 필자의 연구 분야이기도 하다. 현재의 능내역은 1956년 간이역으로 출발, 1967년도에 현재의 역사가 지어졌고 2008년도에 폐역되었다. 사계절 언제 가더라도 팔당호 주변의 아름다운 풍경과 함께 자전거로 씽씽 달릴 수 있는 양수철교를 감상할 수 있다. 예전에는 줄배를 타고 능내 주변 작은 섬을 건너다녔는데, 그 시절의 비릿한 강물 냄새가 아직도 은은히 풍겨오는 듯하다.




ⓒ GBN 경북방송




▶약력
   2023년 계간 《서정시학》 신인상 
   서정시학회 동인




김조민 기자 / blue2140@hanmail.net입력 : 2024년 03월 2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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