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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정민 시인"귀"
김광희 기자 / 입력 : 2014년 04월 29일
| | | | ↑↑ 신정민 시인 | ⓒ GBN 경북방송 | |
귀
신정민
뜨거운 내 얼굴의 손잡이 귀는 쉽게 더러워지는 종이의 약점을 지녔다
사실일까 그의 말이 사실일까 귓바퀴에 걸린 메아리들 흘려보내란 말이 빼곡히 적혀있다
꼬깃꼬깃해진 소리들 물에 번진 글씨들 읽히지 않는다
기억들을 면봉만큼 작게 만들어야하는 문제가 있었으나 머리카락 쓸어 넘기고 귀걸이를 걸어보았으나 듣고 싶은 것만 가려듣는 약점 어쩔수 없다
쉽게 구겨지는 잘 찢어지는 얼굴그릇,
머리가 기울면 또르르 또르르 굴러다니는 순간들 열병의 흔적을 고이 간직하고 있다
태아 적 모습, 몸을 한껏 웅크리고 잠든 나는 탕자가 들어올 수 있게 항상 열려있다
작가약력 전북 진주 출생, 2003년 <부산일보> 등단, 시집『꽃들이 딸꾹』,『뱀이 된 피아노』,『티벳만행』
시감상
‘뜨거운 내 얼굴의 손잡이’를 읽으면서 뜨거운 냄비 손잡이가 생각나 내 귀를 만져본다. 뜨거운 냄비 손잡이를 쥐었다가 화들짝 놀랐을 때 얼른 두 손을 귀로 가져가는 것처럼. 피식 웃음이 나온다. 정말이지 얼굴의 손잡이 같다.
귀가 쉽게 더러워지는 종이의 약점을 가졌다고 한다. 원하든 원하지 않던 소음이든 음악이든 소리는 다 받아듣는 귀처럼 어떤 그림이든 글이든 다 받아들이는 종이에다 비유를 했다.
믿기지 않는 말을 들었을 때는 스스로 귀를 의심할 때가 있고 그 말이 잊히지 않고 이명처럼 귓바퀴를 돌때 흘려보내야하는 줄 알면서 종이에 빼곡히 적힌 활자들처럼 빼곡히 머리에 차 메아리친다.
아무리 큰 소리도 면봉이 겨우 들어가는 크기의 구멍으로 몸피를 줄여서 들어가는 것처럼 듣는 것도 가려들어지게 마련, 쉽게 구겨지는 종이처럼 들리는 소리에 따라 쉽게 얼굴이 구겨진다.
태아 적 모습으로 몸을 웅크린 나는 언제든 나를 쉽게 더럽힐 탕자가 거침없이 들어오도록 열려져 있다.고 보는 것처럼 항상 열려져 있는 우리의 삶도 더럽혀진 세상이 들어와 언제나 더럽힐 수 있도록 열려져 있다고 보는 것이다. (김광희 시인) |
김광희 기자 / 입력 : 2014년 04월 2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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