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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시-바람의 말/마종기


황재임 기자 / gbn.tv@hanmail.net입력 : 2015년 11월 16일
바람의 말

마종기


우리가 모두 떠난 뒤
내 영혼이 당신 옆을 스치면
설마라도 봄 나뭇가지 흔드는 바람이라고 생각하지는 마.    

나 오늘 그대 알았던
땅 그림자 한 모서리에
꽃나무 하나 심어 놓으려니
그 나무 자라서 꽃 피우면
우리가 얻은 모든 괴로움이
꽃잎 되어서 날아가 버릴 거야.

꽃잎 되어서 날아가 버린다.
참을 수 없게 아득하고 헛된 일이지만   
어쩌면 세상의 모든 일을    
지척의 자로만 재고 살 건가.    

가끔 바람 부는 쪽으로 귀 기울이면
착한 당신, 피곤해져도 잊지 마.     
아득하게 멀리서 오는 바람의 말을. 


이령 시인의 시 읽기(5)
ⓒ GBN 경북방송

 
바람의 말은 사무치는 그리움의 말이다.
무형의 기류가 바람이지만 끊임없이 바람에 흔들리는 유형의 모든 존재에게 던지는 아득하게 멀리서 오는 바람의 말!
 
삶과 사랑이 그리고 詩가 바람의 형상과 닮았다는 생각을 한 적 있다.
'참을 수 없게 아득하고 헛된 일' 이 바람의 말이지만
온전히 그 무형의 바람의 말에 저당잡힌 마음을 부여안고 우리는 사랑하고 시를 쓰고 삶을 살아가는 것이다.
 
바람의 층위를 걷다보면 잡을 수 없는 것들의 아득함과 무거움을 느끼게 된다.
시간이 그렇고 사랑이 그렇고 또 삶이 그렇다.
규칙 없는 것들이 일정한 방향으로 새로운 규칙을 만들어 가는 과정! 바람의 말은 분명 무형의 거대한 힘으로 우리의 삶속에 깊이 닿아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쌓이고 지워지고 새로워지는 말! 어스름과 흔들림과 아득함과 그리움의 말! 우리는 그 바람의 말이 전해주는 길목에서 살아가는 필부들이다. 그러나
언제까지 지척의 자로만 세상모든 일을 재고 살것인가? 라며 시인은 바람의 말을 빌어 전하고 있다.
 
시인은 말한다. "가끔 바람 부는 쪽으로 귀 기울이면 착한 당신, 피곤해도 잊지마, 아득하게 멀리서 오는 바람의 말"
바람의 말속을 따라가는 아득하지만 감미로운 아침이다.
황재임 기자 / gbn.tv@hanmail.net입력 : 2015년 11월 1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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