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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형진의 역사산책(33회)

3 절만자는 정말 절과 관련된 글자인가
진병철 기자 / 5084474@hanmail.net입력 : 2014년 10월 24일
ⓒ GBN 경북방송
오늘의 주제는?
오늘은 우리에게 절 만자로 알려진 글자 卍자에 대해서 알아보려고 한다. 우리가 흔히 절만자라고 부르는 만자(卍字)는 독재자 히틀러가 나차당의 마크로 사용했는가 하면, 무당집의 상징마크로도 사용한다. 어떤 이는 만자가 생식과 관련된 도형이라고도 한다. 심지어 일부다처제를 나타내는 도형이라고까지 한다.부처님의 족상에도 그려지고, 부처님의 가슴에도 그려지는 만자의 기원과 전파과정에서의 변용(그 개념이 변화되면서 사용)을 살펴본다.

절만자 하면 우선 절을 생각하고, 그것이 불교와 관련해서 만들어진 글자라고 생각하는 데 그렇지 않은가 보죠?
사찰에 가면 새을(乙)자를 엇갈려놓은 듯한 만(卍)자를 많이 볼 수 있다. 이 만(卍)자를 보면 사람들은 절을 연상한다. 불교의 전래와 더불어 사찰 표시로 사용해왔기 때문이다. 그래서 관광지도나 도로 표지판에 절을 표시할 때 卍자를 사용한다. 卍자는 부처님의 가슴이나 손발에도 새겨져 있다. 그런 만(卍)자를 우리는 속칭 절 만자라고 한다.

필자는 어렸을 때 오른 쪽으로 돌아가는 형태는 절에서 사용하고 왼쪽으로 돌아가는 것은 독일의 나치의 문장인줄 알았다. 그런데 알고 보니 절에서는 오른쪽 왼쪽으로 돌아가는 모는 만자를 사용하고 있었다. 오해를 했던 것이다. 불교에는 불교식 상징성을 갖는 卍자를, 나치는 나치 나름대로 다른 상징성을 갖는 卍자를 사용하고 있었던 것이다.

생각해 보니 그러네요. 그렇다면 절만자는 어디에서 언제, 어떤 의미로 사용하기 시작했나요?
제가 자료를 찾아보니, 학계에서는 卍자가 언제부터 사용되기 시작했는지, 무엇을 상징하는지 분명하게 말할 수는 없다는 것이 중론이었다. 일반적으로 卍자가 인도에서 기원했을 거라고 생각하지만 그렇지 않다. 卍자는 십자와 마찬가지로 선사시대부터 세계 각지에서 사용되었음이 고고학적으로 증명되고 있다. 한 번 살펴볼까요.

그렇게 일찍부터 넓은 지역에서 사용했다고요?
공간적으로 卍자는 아프리카를 제외하고는 거의 전 세계에서 사용하던 기호이다. 卍자는 아리아인들이 인도로 들어오기 이전부터 인더스 강 하류 지방 문명에 나타난다. 그 후 인도에서는 힌두교, 자이나교, 불교 모두에서 卍자를 길상문으로 사용했다. 서아시아와 지중해 지역에서도 상당히 이른 시기부터 卍자를 도자기에 그려 넣었다. 기원전 8세기경의 그리스 도자기에도 卍자가 나타난다. 또한 卍자는 비교적 이른 시기부터 중부 유럽, 서유럽, 북유럽과 기독교 이전 아일랜드와 스코틀랜드에도 나타난다.

그렇게 광범위한 지역에서 만자가 사용되었다면 동일한 상징적 의미를 갖고 있었을까요?
한 번 살펴 볼까요. 일반적으로 아리안족은 卍자를 태양 및 천공신을 나타내는 표상으로 태양원반과 함께 그렸다. 독일의 나치는 만자를 자신들이 아리안의 적자라는 생각과 아리안족의 우월성을 드러내기 위해 사용했다. 북유럽 신화의 주신인 전쟁의 신 토르의 상징문양이 바로 卍자다.

같은 인도-아리아인의 종교인 힌두교에서 卍은 생명, 운동, 행복, 행운을 나타낸다. 자이나교에서 卍은 천지의 창조주이며 신적인 힘을. 그리고 불교에서는 부처의 심오한 깨달음을 나타내기도 하고 윤회를 나타내기도 한다.

중국에서 卍은 ‘길상만덕(吉祥萬德)’의 모임을 나타내는 것으로, 시작도 끝도 없는 무한의 지속, 생명의 무한한 소생을 나타낸다. 한국에서도 卍자는 부처님의 만덕(萬德)을 나타낸다. 그 만자를 무속인들이 끌어다 쓰고 있다.

아메리카 인디언에게 卍은 풍요와 비의 상징이었다. 고대 근동의 셈족은 卍자를 태양의 상징으로도, 여신 아스타르테의 음부의 삼각 부분에도 그린 것으로 보아 여성의 생산력을 나타낸 것으로 이해된다.


ⓒ GBN 경북방송
티베트의 바위그림

켈트족에게 卍은 행운의 상징이었으며 벼락신과 함께 그렸다.
네몽골 하란산과 북산 바위그림에는 남녀 생식기와 만자가 함께 그려져 있다. 아래 그림은 티베트 지역의 바위그림이다. 학자들은 이 그림에 보이는 만자를 일부다처제를 상징한다고 보기도한다. 여성의 생식기가 4개의 음경과 서로 이어져 있음을 나타낸다고 보기 때문이다.

정말로 대단히 광범위한 지역에서 만자가 다양한 의미로 사용되었네요?
네, 전세계에서 사용된 만(卍)자는 길상문으로 태양, 창조주의 힘, 여성의 생산력, 비, 벼락과 관련된 상징으로 사용되었음을 알 수 있다.

만자가 생각보다 광범위한 지역에서 다양한 의미로 사용된 것은 알겠는데요. 그렇다면 최초의 만(卍)자는 어디에서 발생했으며, 발생 당시의 상징의미는 어떤 것이었지요?

네, 고고학적으로 卍자의 원형이 발견되는 지역은 메소포타미아 지역이다. 卍자는 메소포타미아 지역의 엔키(Enki) 신앙과 관련하여 발생했다. 엔키는 쉽게 설명 드리자면 메소포타미아에 발생한 최초의 도시인 에리두에서 모셔진 신이예요. 엔키는 메소포타미아 문명 초기에 등장하는 최초의 신들 중에 한 신이다. 그는 지하에 있는 생명수와 대지를 담당하는 신이었다. 그가 인류를 창조하는 임무를 수행했다. 그의 인간 창조이야기는 그대로 성경에 전달되어 하나님이 인간을 창조한 모델이 되었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노아의 방주 이야기도 사실은 엔키와 관련된 신화에 등장하다. 쉽게 말하면 노아의 방주의 원형은 엔키와 우트나피쉬팀과의 관계 속에서 벌어진 이야기가 원형이다. 그 내용을 보면 엔키는 하나님에 우트나피쉬팀은 노아에 해당되면 이야기의 구조는 거의 100퍼센트 동일하다.

ⓒ GBN 경북방송

이라크 북부 사마라에서 출토된 도기(기원전 5,000)에 그려진 卍자.

그래요. 엔키와 관련된 대홍수 이야기 좀 들어볼까요.
신화에 따르면 태초에 이 세상에 인간이 없을 때는 신들이 직접 일을 해서 먹고 살았다. 그런 세월이 오래되자. 신들은 노동에 지쳤고 자신들을 대신해서 일을 해줄 노동자가 필요했다. 신들은 회의를 열고 결정했다. 자신들을 닮은 인간을 만들기로. 회의에서 인간을 만드는 임무가 엔키에게 주어졌다. 그래서 인류가 탄생했던 것이다. 해서 인류는 신들을 대신해서 노동을 했다. 신들은 노동에서 해방되었다. 그런데 세월이 지나면서 문제가 발생했다. 인간이 너무 많이 번성했던 것이다. 인간들은 도시를 만들고 서로 싸우고 경쟁하면서 시끄럽게 굴었다. 그러자 신들은 다시 회의를 연다. 이제 인간들의 소음 때문에 하루도 편할 날이 없다는 불평들이 쏟아졌다. 그러자 신들은 결정했다. 인간을 벌주기로, 싹 쓸어버리기로 한 것이다.

인간이 소멸될 절체절명의 위기가 닥친 것이다. 이때 인간을 창조했던 엔키가 신들의 결정을 우트나피쉬팀에게 몰래 전해준다. 신들은 물로써 인류를 멸망시키기로 하고 대홍수를 일으켰다. 엔키의 귀띰에 따라 방주를 만든 우트나퓌쉬팀에 의해 인류와 짐승들은 대홍수에 살아 남을 수 있었다. 노아의 방주와 동일한 신화가 수천 년 전에 있었던 것이다.

다시 절만자의 발생과 그 의미에 대해서 알아볼까요?
네, 엔키는 대지의 신이자 지하에 있는 생명수를 관장하는 신이었다. 그런데 기원전 5,000년경에 만들어진 채색 도자기의 바닥에 엔키(에아)와 관련된 그림이 그려져 있는데, 그 속에 만자가 있다(사진). 이와 유사한 도자기 그림이 여러 점 발견되었다.


정말이네요. 기원전 5000년경에 이미 만자가 만들어지고 사용되었네요. 어떤 의미였을까요. 처음에는?
그림을 보면 卍자가 어떤 형상을 가지고 있으며, 어떤 의미를 담고 있는지 잘 나타나 있다. 卍자는 생명수에서 자아내지는 영원한 생명 활동을 상징한다. 영원한 생명의 우물은 모든 생명이 태어나고 회귀하는 곳이다. 인도에서 卍자를 갠지스 강의 성수를 담는 항아리의 봉인으로서 사용하는 것에서 만자의 원형적 의미를 읽을 수 있다.

대지의 신이자 지하에 있는 생명수를 관장하며 인류를 창조하기도 한 엔키는 바빌로니아 신화에서는 에아(Ea)로 불렸다. 또 다른 바빌로니아 도자기에는 에아를 상징하는 염소가 만자 형태의 우물을 돌리는 그림이 그려져 있다. 만자의 전승이다.

그렇다면 만자는 제일먼저 생명수의 활동과 관련 있네요?
네 그래요. 그리스 철학자 탈래스가 “만물의 근원은 물이다”라고 했던가요. 그가 그런 말을 한 것도 서아시아에서 발생한 엔키신앙에서 비롯된 사고와 연결 된다고 볼 수 있다.

처음에는 생명수와 관련해서 발생한 만자가 시대가 지나면서 다양한 의미로 변형되어 사용된 셈이네요?

제가 만자를 추적하는 동안 만난 학자들은 만자가 본래 무엇을 상징하는지 정확하지 않다고 하면서 다음과 같은 다양한 의미를 상징한다고 했어요.

-회전하는 태양
-극과 그 주변을 도는 별
-동서남북의 네 기본 방위
-회오리 바람의 움직임 등
-중심
-활동하는 창조력
-생명바퀴의 회전
-남성원리와 여성원리의 통일
-z형의 번개 구 개를 한 쌍으로 합친 것으로 번개를 상징
진병철 기자 / 5084474@hanmail.net입력 : 2014년 10월 2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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