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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조민 시인이 만난 오늘의 시 - `못의 항변` / 최휘웅 시인
김조민 기자 / blue2140@hanmail.net입력 : 2019년 06월 17일
못의 항변
최휘웅
못을 박을 때마다 심장이 오그라든다. 간헐적인 울림이 위태롭게 날 받치고 있다
삶의 의미는 못으로 오금을 박아야 확인이 될 수 있다
못을 박을 때마다 피 흘리는 눈물을 본다.
한쪽 벽면에 아찔하게 꼽혀 있는 못의 기교는 녹 쓴 아픔의 또 다른 이름이다. 벽의 신음을 억지로 틀어막고 있는 잔인함이 묻어난다.
우리는 열심히 못을 친다. 나무에, 시멘트에, 간혹 허공에도 못을 친다.
망치로 두들겨 맞은 못이 복수하듯 벽을 뚫고, 가슴을 뚫고, 세상을 뚫고 갈 때마다 우리의 삶이 너절하게 꿰매지고, 구멍이 나고, 엉킨 분노를 목 밑으로 밀어 넣는다.
못은 그저 못일 뿐인데 너의 손에 쥐어지면 나의 가슴에 구멍이 난다. 그 구멍을 막고 있는 못은 내 죄가 아니라고 항변한다.
불가항력에 갇힌 피조물의 항변
너도 나도 내 죄가 아니라고 고개를 들지만 날이 새면 우리는 못 자국을 품고 누군가의 가슴에 또 못을 치기 위하여 지하철을 탄다.
▶현대의 삶은 욕망충족을 위하여 경쟁하고 투쟁한다. 상대를 속이고 압박하기도 한다. 우리는 생존을 위하여 수없이 못을 박는다. 가해자인 동시에 피해자인 현대인들은 모든 책임을 피조물인 못에게 돌리며 아픔을 틀어막고 있지만 상처뿐인 못 자국을 안고, 못 치는 행위를 멈출 수 없는 자기모순에 빠져있다. 이런 생각이 이 시를 쓰게 된 동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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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력
1982년 월간 『현대시학』으로 등단 계간 『시와사상』 편집인. 계간 『부산시인』 주간 시집 『지하에 갇힌 앵무새의 혀』, 『카인의 의심』 등 7권 평론집 『억압. 꿈. 해방, 자유, 상상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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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조민 기자 / blue2140@hanmail.net 입력 : 2019년 06월 1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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