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옥주 시인"달맞이꽃"
김광희 기자 / 입력 : 2011년 01월 02일
| | | ↑↑ 배옥주 시인 | ⓒ GBN 경북방송 | |
달맞이꽃
배옥주 시인
엄마가 돌을 던져요 돌팔매질은 번번이 내 슬픔을 비켜가요 포플린 치마 속으로 강물이 흘러가고 따라오지 마! 갈라터진 손등 같은 엄마 목소리가 어린 노을의 귓바퀴를 흔들어요 엄마는 저 둥근 달의 소용돌이 속으로 빨려들고 머뭇거리는 울음이 길바닥에서 자꾸 넘어져요 눈물에선 왜 강물 냄새가 나는 걸까 굳어버린 내 발등 위로 기적소리가 달아나요 쉰 목구멍은 기차를 삼킨 터널마냥 아득해져요 골목어귀 흩어진 돌멩이들의 반짝이는 그 별을 툭툭 걷어차며 나는 집으로 돌아와요
아버지는 술병처럼 마루에 엎어져있어요 거친 잠꼬대에 파르르 떨리는 사금파리들이 꽃잎처럼 피어나요 나는 불빛 아래 흩어진 아버지를 닦아내요 무릎에 가슴에 몽오리가 맺혀요 고개 숙인 달빛이 담벼락에 암각화를 새길 때 한 무더기의 바람이 강둑을 흔들어요 나는 쇠비름처럼 돋아나는 엄마를 죽여요 달의 언덕은 노란 피를 흘리고 수만 송이 마른 내가 태어나요
작가 약력
배옥주 시인 부산 출생 2008년 서정시학 시 부문 신인상 수상 등단 |
김광희 기자 / 입력 : 2011년 01월 0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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