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조민 시인이 만난 오늘의 시 - `해` / 박태현시인
김조민 기자 / blue2140@hanmail.net입력 : 2019년 06월 25일
해
박태현
검은 보자기에 아버지가 괭이로 구멍을 내시자
풀려난 새들이 산 너머에 있는 해를 물어다 놓았다
어머니는 그 해를 들판에 호미로 온종일 숨기셨다
그러나 아이들은, 숨겨놓은 그 해를 연필로 찾아내어 한조각도 남김없이 뜯어먹고 있었다
더 검은 보자기에 싸이는 줄도 모르고 뜯어먹고 있었다
▶농촌 일이라는 게 해마다 엇비슷하다. 봄이 되면 얼었던 땅을 갈아 씨앗을 뿌리고, 가을이면 가꾼 곡식을 곳간으로 거둬들인다. 다람쥐가 쳇바퀴를 돌리듯, 시간은 계절의 쳇바퀴를 돌리며 지나가는데 왜, 같은 씨앗을 왜, 똑같은 시기에, 똑같이 뿌려야 하는지, 가을이면 왜 똑같이 거둬들이는지. 바꾸어 생각하면 안 되는지? 그 물음엔 쉽게 자식들을 내세우지만, 그것도 삶의 본질은 아니다. 맹목적으로 혹독하게 살아가고 있는 것 같다. 삶의 근원이 무엇인지도 모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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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력
2011년 《서정과현실》로 등단 제24회 대한민국장애인문학상 수상 2015년 『둥근 집』세종나눔문학도서 선정 2015년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창작지원금 수혜 2018년 지학사《중학 독서평설》작품 수록 2019년 제7회 한국동서문학 시 부문 작품상 수상 시집『부메랑』 『둥근 집』 등 (사)한국문인협회 밀양지부 지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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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조민 기자 / blue2140@hanmail.net 입력 : 2019년 06월 2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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