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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조민 시인이 만난 오늘의 시 - `악어야 저녁 먹으러 가자` / 배성희 시인


김조민 기자 / blue2140@hanmail.net입력 : 2019년 07월 01일
악어야 저녁 먹으러 가자

배성희


축구공을 꿰매느라 노예처럼 일하는
아이들, 아쿠아리움 속 우리도 다를 바 없다

신神 지핀 순간
내가 너를 사랑해서 모든 일이 시작되었다
문지기를 노려보는 것은 목숨을 거는 도전

뜨는 거야, 텅 빈 가짜 벌통은 걷어 차버려
담뱃불로 구멍 난 소파 틈새 털 짐승이 뛰쳐나가고
더러운 침대에서 신음하던 물이 단칼에 쏟아져 나갈 때

멀고 먼 약속의 활주로는 지루해
폭우를 헤치고 힘차게 도는 프로펠러
따다다다 헬리콥터가 수직으로 달아오른다

늪이 악어의 수만큼 있는 마을
이마에 온통 피 칠을 한 인디언 입에서
코에서 연기가 뿜어 나온다
짙푸른 숲이 채찍을 휘두르는 지금 뜨거운
접목의 나무 수액은 황홀하게 발효중이다

주린 배를 채우러 가자 악어야
아마존으로 가자



▶「악어야 저녁 먹으러 가자」는 첫시집의 표제작이다.
사회에서 요구하는 역할과 타인의 기준에 맞추어 자신을 연출하고 살아가는 현실은 여러 개의 가면을 번갈아 쓰면서 기능을 수행해가는 답답한 고통의 나날이다. 진정한 나의 본성 과 가면은 일치하기 어렵지만 사회적 자아를 포기하기 어려운 것 또한 인간다움의 과제로 무시할 수가 없다. 그 차이를 조금씩 줄여서 통합된 인격체로 성장하는 과정이 바로 인생 이라는 여행이고, 지금여기에 충실하자고 마음을 다독이면서, 오늘도 자유를 꿈꾼 다. 내 마음 깊은 곳에 존재하는 神이 사랑하는 것은 眞我진아이다. 나만의 아마존, 나만 의 강물, 나만의 늪은 詩쓰기에서만 가능해서 시인이 되었다. 얼마나 다행인가.




ⓒ GBN 경북방송




▶약력
   2009년 서정시학 신인상
   2009년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시창작지원금 수혜
   2016년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우수출판콘텐츠 제작지원 선정
   서정시학회 동인
   시집 「악어야 저녁 먹으러 가자」「타오르던 암벽에서」






김조민 기자 / blue2140@hanmail.net입력 : 2019년 07월 0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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