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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호일 시인"저 곳 참치"


김광희 기자 / 입력 : 2011년 05월 25일
↑↑ 최호일 시인
ⓒ GBN 경북방송

















저 곳 참치


                         최호일

 

참치를 보면 다른 별에 가서 넘어지고 싶어진다

동그란 깡통 참치

어떻게 이런 모습으로 바다를 헤엄쳐 다녔는지 깡통 속에서 살이 통통하게 쪘는지
지느러미와 내장이 없다

참치는 좀 더 외로운 모습으로 진화해 온 듯하다 먼 훗날
비행접시를 타고 바닷가에 내린 어느 외계인처럼
사람들은 내용물을 버리고 깡통을 구워 먹을지 모른다
다 먹고 버린 참치를 차고 노는 아이들

참치를 숭배하는 자세로 비닐봉지에 담아 가지고 오다가
덜커덩 자전거가 어느 돌에 넘어졌다

저 곳으로 넘어지는 참치

저 돌은 어느 별에서 날아 왔을까 돌은
그곳에서 가시를 발라낸 비교적 딱딱한 참치일 수도 있고
저녁 어스름의 근원적인 고독일 수도 있다

아가미가 없는 참치


*작가 약력

최호일 시인
충남 서천 출생
2009년 <현대시학> 시 당선


* 시 감상

동그란 깡통 참치를 보면 데굴데굴 굴러가서 별에가서 넘어지고 싶다. 참치애호가인 시인의 자전거가 돌부리에 걸려 넘어진다. 굴러가는 참치깡통이 마치 둥굴게 진화한 참치가 되어 헤엄치쳐 가는 거라고 생각해 보라.
지구상의 거의 유일한 순수민족 부시맨 머리 위로 떨어진 콜라병처럼 저 참치가 어느 낯선 별에 떨어진다면. 그것이 무엇인지 모르는 외계인은 어찌해야 할지 몰라 내용물을 버리고 깡통은 구워먹고 깡통이 아닌 참치는 공처럼 차고 놀지도 모른다. 외계의 나라는 어쩌면 우리 지구인들이 가지는 고정관념과는 달라서 일상적이지 않는 것은 무엇이든 일어날 수 있을 것이다. 동화적이면서도 활달한 상상력이라니, 시인의 상상력은 끝간데 없이 펼쳐진다.
그러다 다시 현실로 돌아온 시인, 자전거를 넘어뜨린 돌도 어쩌면 외계에서 온 참치이거나 반찬거리를 사들고 귀가하면서 맞이하는 작가 자신의 낯설고 쓸쓸한 저녁의 고독일 것이라고 생각하는, 신선하고 상상의 날개를 마음껏 펼치게 하는 시.

*최호일 시인은 <아쿠아리우스>라는 시로 2006년 서울신문 신춘문예에 당선 되었다가 다른 사람이 시 <아쿠아리우스>를 이미 다른 공모전에 응모하여 수상한 사실이 밝혀져 당선 취소되는 불운을 겪지만 워낙 시적 기반이 탄탄하여 2009년 4월 현대시학에 <저 곳 참치외> 다시 당선되어 실력을 입증해 보인 시인이다. (김광희 시인)
김광희 기자 / 입력 : 2011년 05월 2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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