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가
박시백
2층 높이 마당 한 켠엔 오징어와 생선들이 빼곡히 걸려있고 짭쪼름한 내음이 바다와 함께 한아름 다가오면
바람에 방파제 삼킬듯 날리는 하얀 파도는 유년의 불안이였다
흑단같은 밤이 찾아오고 하나 둘 오징어잡이 불빛 들만 떠오를 때
방에는 대가족이 나란히 누워 소곤소곤 이야기를 나누고
창호문으로 고요한 파도 소리와 언덕 위 등대 불빛만이 간간히 새어들어온다
어쩌면 나에게 바다는 그 장소가 아니라 그 시절인 것 같다
▶지금은 사라져 빈터만 남아있지만 방학마다 방문하던 외가와 그 앞에 놓여있던 바다는 어린 시절 가장 행복했던 기억들 중 하나로 남아있습니다. 1인 가구가 30%을 넘어버리고 대가족이 모이기 더 어려워진 요즘 그 때 그 시절이 참 그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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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력
삼성 인프라총괄 백일장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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