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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온동희(김동희)시인"고양이눈 성운"


김광희 기자 / 입력 : 2013년 01월 09일
 
ⓒ GBN 경북방송 




고양이눈 성운



나온 동희



우주의 등고점들이 연결되고

연결되어 퐁퐁다알리아 만발한

손바닥을 본다



손바닥을 바라보는 일은

단 하나의 슬픔을 응시 하는것



TV속의 한 아이가 오디션의 심사평에

갓 구운 빵처럼 착하게 고개를 끄덕이고

나의 왼손은 시리얼을 들추어 보다가

허풍스러운 그 중 하나를 놓치는 순간이다



어제 사랑스러운 루루가 죽었다

한장의 종이에도 기록되지 않을 무성한 슬픔이 허공에 빛나고



오늘 아침엔 가판대에서

일회용 잡지를 집듯 간단히

그것을 잘라버렸다

그러므로 내일 아침부턴 슬픔이 없을 것이다



이것들의 근성은 처음부터 슬픔이 아니었을 것



문은 닫아야만 나타나는 낡은 방 내부의

야광들은 한때 나의 위로였으나

손가락 사이로 흘러



지금은 창문들이 별 몇 송이를 내어놓고 저녁이 되는 시간



내 손바닥 중심에는

다알리아 붉은 색을 밀어내면서

날 응시하는 루루가 살고 있다



* 고양이눈 성운 : 용자리에 있는 행성상 성운




작가약력

나온동희(김동희 시인)
서울출생
세종대학교 졸업
진주가을문예 당선



시감상


손바닥을 들여다본다. 살다보면 때로는 손을 들여다보면서 지난 일들을 회상하게 되기도
한다. 살아오면서 겪은 많은 일들이 손바닥에 산의 등고점 같이 올록 볼록한 우주의 등고점들으로 선처럼 연결되어있다.
거기엔 퐁퐁 세제 방울이 피어오르듯 퐁퐁다알리아꽃이 핀다. TV를 본다든가 시리얼을 놓치는 것처럼 정들었던 고양이 루루가 죽은 것도 일상처럼 슬픔이 아니라고 짐짓 잊어버리려 했다. 하지만 손바닥 안에 꽃이나 루루의 죽음 같은 사소하고 평범한 일상들이 투영된다. 그것은 마치 우주를 바라보듯 멀고도 가깝게 그 슬픔이 들여다보이는 것이 아닐까 싶
다. 끝을 가늠할 수 없는 우주도 어쩌면 수많은 사소한 것들이 모여서 된 것은 아닐까.
(김광희)
김광희 기자 / 입력 : 2013년 01월 0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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