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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룡의 세상 보기(334)

1080배
진혜인 기자 / hyein2314@naver.com입력 : 2018년 03월 12일
ⓒ GBN 경북방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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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은 상대에게 몸을 굽혀 인사하는 행동입니다.

절을 뜻하는 한자 拜는 두 손(手+手)을 하나(一)로 모아 예를 갖추는 것으로 유교에서 절은 예절의 가장 기본적이고 중요한 수단으로서 일상 생활의 중심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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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은 크게 입례와 큰절로 나뉘는데, 옥외나 노상에서 양손을 배 아랫 부분에 놓고 허리를 굽혀 인사하는 것이 입례(立禮), 실내에서 무릎을 꿇고 상체를 숙이고 머리를 바닥에 닿도록 하는 것이 큰절입니다. 이 큰절은 최대의 경의를 표하는 인사법으로 오랜만에 만난 어른께는 바깥에서 입례를 하고 나서 실내에서 다시 큰절을 하는 것이 바른 예절입니다. 부득이 바깥에서 큰절을 할 경우 자리를 깐 후 신발을 벗고 자리 위에서 절을 하고 산사람에게는 한 번, 고인에게는 두 번합니다. 큰절을 할 때 손을 펴고 포개어 잡는 것을 공수(拱手)라 하며 남자는 왼손, 여자는 오른손을 위로합니다. 단, 흉사에는 반대로 하며 제사 때에는 평상시와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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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出必告 反必面’은 학창시절 한자시험의 단골 손님이었습니다. 이는 예기(禮記) 곡례(曲禮)편에 나오는 말로‘집을 나갈 때 반드시 아뢰고, 돌아오면 반드시 얼굴을 뵌다’의 뜻이죠. 아뢰고 뵙는 것은 부모님에게 큰절을 하는 것이며 이때 부모님은 큰절을 하는 자식의 얼굴과 동작을 살피고 얼굴과 동작에서 건강상태를 확인합니다. 큰절을 할 때 몸의 많은 부분을 사용하니 몸의 어느 한 곳이 불편하면 그 동작이 반드시 부자연스러워집니다. 허리는 물론 발가락에 이상이 있어도 나타나지요. 반대로 생각하면 그만큼 우리 신체의 곳곳을 쓰니 좋은 운동이 된다는 뜻입니다. 절을 하는 것은 몸과 마음 모두에 좋은 것으로 매일 108배를 하는 사람이 많으며 어느 신부님이 109배를 한다는 것을 들은 적이 있습니다.

자녀들이 결혼에 앞서 3000배부터 한다는 K형으로부터 연락이 왔습니다.

결혼을 앞둔 아들이 예비 며느리와 3000배를 하겠다고 하는 날이 다가오자 아들은 이해하겠지만 남의 귀한 자식에게 무리가 되지 않게 한번에 다 하지 않고 1080배씩 3회 나누어 하기로 해 지난 토요일에 첫 번째 1080배를 아들이 거처하던 방에서 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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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가정에서 자란 두 사람이 서로 다름을 인정하고 서로를 이해하고 배려하며 살겠다’는 다짐을 하는 두 사람 옆에서 K형도 함께 1080배를 하며 두 사람의 행복을 빌었고, 108 대참회문에 맞추어 8번을 반복하고 나서 한 스님이 만든‘덕분송’을 30분간 부르며 마무리했다고 합니다. '덕분입니다 감사합니다’의 10자를 가락에 맞추어 반복하는 덕분송은 포털에서 검색하면 바로 찾을 수 있습니다. 덕분송에 맞추어 30분간 절을 하면서 결혼을 하겠다는 배필을 데려 온 아들이 대견하고 따라온 예비며느리가 고마워‘덕분입니다 감사합니다’소리가 더욱 커졌겠지요. 1080배를 마치고 음식 준비하던 형의 아내와 형이 함께‘덕분입니다’는 말과 함께 큰절을 하고, 예비부부가‘감사합니다’로 답을 한 후 반대로 또 한 번 하고 나니 모두들 땀으로 범벅이 된 얼굴이었지만 웃음꽃이 활짝 피었고 이렇게 첫 번째 1080배가 모두 끝났다고 합니다.

속담에‘절하고 뺨 맞는 일 없다’는 말이 있습니다.

돈수백배(頓首百拜)는 머리가 땅에 닿도록 거듭 절을 한다는 말로 사극과 편지 글 서두에 자주 등장합니다. 사극에서 신하가“신ㅇㅇㅇ는 돈수백배하고 아뢰옵니다”라고 하며, 어려운 자리의 편지 글 첫 소절에‘돈수백배하며 올리옵니다’로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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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고두사은(叩頭謝恩)은 머리가 땅에 닿도록 머리를 숙이고 받은 은혜에 고마워한다는 말로 판소리 심청가에‘맹인들이 이 내력을 다 듣고서 고두사은 여짜오되’라는 구절이 있습니다. 은혜에 대한 보답을 후불 보다는 선불로 하면 돌아오는 은혜가 더 클 것이라는 이야기가 있으니‘덕분입니다. 감사합니다’를 선불로 해봅시다.

하루 하루를 큰절하는 마음으로 살아봅시다.
진혜인 기자 / hyein2314@naver.com입력 : 2018년 03월 1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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