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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형진의 역사산책(42회)

발해渤海는 부여인의 바다였다
진병철 기자 / 5084474@hanmail.net입력 : 2015년 02월 27일
ⓒ GBN 경북방송

※오늘 이야기 주제는 어떤 것입니까?
네 오늘은 발해, 그러니까 중국의 동해에 해당하고 우리의 서해, 황해에 해당하는 바다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 볼까 합니다. 발해는 중국이 마무리한 동북공정에 대응하는 논리 개발에 아주 의미 있는 요소입니다. 잘 아시다시피 동북공정은 중국이 고구려를 자신들의 동북지역에 있었던 소수민족의 나라로 규정한 역사공정입니다. 지금은 공정을 마무리하고 실제 교육에 들어간 상태입니다. 동북지역에 있는 역사 유적이나 박물관 안내판에는 공정으로 정리된 내용을 바탕으로 안내하고 있다. 그들은 통일적다민족국가라는 논리를 내세워 현재 중국내에 있었던 모든 나라의 역사는 자국사에 속한다고 주장합니다.

※동북공정에 대응하는 논리 개발이 시급하겠습니다.
네 최근 중국은 중국 동북지역의 역사를 자국사로 편입하려는 노력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이 시간에 여러 번 언급했던 요서지역의 홍산문화를 황제문화로 규정하면서 황제계인 전욱 고양씨와 고구려를 연결시키기도 합니다. 고구려가 고양씨의 후손이라는 논리지요. 그들의 논리를 인정하면 동북지역에서 벌어졌던 대부분의 역사는 황제계의 역사가 되고, 따라서 단군조선이나 부여, 고구려의 역사도 중국사가 되게 됩니다.

※문제가 심각하네요.
네 심각하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국의 새로운 역사인식에 대응할 이렇다 할 논리를 개발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우리 사학계의 현실입니다. 발해라는 명칭이 어떻게 생겼는지를 잘 연구하면 중국 동북지역의 역사가 한국사라는 주장을 할 수 있는 근거가 될 수 있어요.

※정말로 한국사는 고조선에서 출발해서 그 정통성이 끊임없이 이어져 온 것일까요?
네, 그러한 계승의식은 고려조에서 확립된 것이다. 고려 후기의 이승휴는 그의 저서『제왕운기』에서 ‘부여와 비류, 신라와 고구려 ․ 남북옥저 ․ 예 ․ 맥, 이들 나라 여러 임금들은 모두 단군의 혈통을 이었다’고 했다. 비슷한 인식은 『삼국유사』에도 나타난다. 삼국유사에는 고구려를 세운 주몽을 ‘단군의 아들’이라고 적고 있다. 고구려를 개국한 주몽을 단군의 아들이라고 생각한 것은 고구려가 고조선을 계승한 나라라는 것을 의미한다.

※실제로 단군의 혈통을 계승했을까요?
우리는 초등학교부터, 아니 유치원부터 우리는 단군할아버지의 후손이며 단일민족이라고 배우죠. 그래서 우리 머릿속에는 단군으로부터 비롯된 단일민족이라는 의식이 강하게 각인되어 있어요. 우리가 단일민족 의식이 얼마나 강하면 유엔에서 조차 한국은 국민들에게 단일민족이라는 의식을 덜 교육하기를 바란다는 취지의 공문을 보내왔겠습니다. 지나친 단일민족 의식은 세계화가 진행되고, 다문화 사회가 형성되고 있는 요즈음에는 많은 문제점을 발생시킬 수 있어요.

※그렇다면 실제로도 우리는 단일민족이 아닌가요?
네, 초기 한민족 공동체가 형성되는 과정을 잘 살펴보면, 여러 세력들이 결합되었다는 것을 알 수 있어요. 단군조선, 기자조선(한씨조선), 부여·사카족(흉노계) 등을 들 수 있어요.
최근 들어 새로운 정보들이 드러나면서 한국사를 주도해온 사람들이 여러 종족으로 이루어졌음이 밝혀지고 있어요. 신라 김씨 왕족이 흉노계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고, 필자도 그들이 흉노의 우현왕에 속했던 사람들로 사카족과 몽골리언의 혼혈일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실크로드를 달려온 신라왕족』).

※한국사에 등장하는 중요한 종족인 부여족도 단군의 혈통과 다른가요?
네 부여족은 한국사에서 매우 중요하죠. 부여에서 내려온 주몽에 의해 고구려가 세워지고, 고구려에서 내려온 부여계인 온조에 의해 백제가 세워졌잖아요. 그 부여족도 단군조선과는 그 혈맥이 다르다. 이 부분은 제 책 『부여족의 기원과 이동, 고깔모자를 쓴 단군』에 잘 설명되어 있어요.

※그렇다면 부여족은 어떤 사람들인가요?
네 오늘의 주제인 발해라는 바다, 그러니까 산둥 반도의 위쪽과 요서 지역의 남쪽에 있는 바다 이름은 부여족의 등장과 관련해서 생겼어요.
중국학자들은 부여족이 동호족의 한 갈래이거나 맥족의 한 갈래일 것으로 봐요. 저는 부여족은 동호의 한 갈래로 천산 너머의 세계에서 망명해온 망명인들이라고 보고 있어요.

※망명인들이라구요?
네, 『삼국지』부여전에는 ‘나라의 늙은이들이 스스로 옛날에 망명인이었다고 말한다’는 기사가 보인다. 이 망명인 기사에 주목해보자. 고대국가에서 전쟁이나 내란, 혹은 극심한 기근이 발생하면 주변으로 이주하는 사람들이 발생한다. 그렇다고 이들 모두를 망명인이라고 기록하지 않는다. 부여에서 내려온 주몽을 망명인이라고 기록하지 않은 것이나, 비류나 온조를 망명인이라고 기록하지 않은 것과 같은 이치이다. 따라서 부여인들이 스스로 망명인이었다고 한 것은 특별한 사건이었을 것이다.

※그렇다면 그들은 어딘가 멀리서 망명해온 사람들이라는 말이네요?
네, 필자는 이들 부여인들의 조상이 지금의 터키 중부에 살던 ‘프리기아’인들이라는 가설을 세웠다. 프리기아는 ‘무엇이나 만지면 금으로 변했다’는 미다스왕이 통치하던 나라였다. 이 이야기가 통일신라시대의 경문왕과 관련된 이야기에 각색되어 전하죠. 재미있는 것은 미다스 왕의 전설, 그러니까 왕의 귀가 커서 고깔모자를 썼다는 이야기는 인도나 몽골에도 전해지는데, 가장 원형에 가까운 이야기가 신라에 전승되고 있다는 것이지요.

※그들이 어떻게 동쪽으로 이동해서 부여라는 나라를 세울 수 있었죠?
미다스 이후 그 나라는 이웃한 킴메르인들의 침공으로 완전히 패망한다. 패망한 프리기아인의 일부가 동으로 이주하는데, 지금의 난하 지역에 그들이 출현하고 나서 발해라는 명칭이 생긴다.

ⓒ GBN 경북방송


신채호 선생도 발해라는 명칭이 발생한 정황에 대해서 어느 정도 이해하고 있었다.
신채호는 ‘기원전 5~6세기경에 불리지(弗離支)라는 사람이 조선의 군사를 거느리고 지금의 직예(북경과 하북성 일대)․산서․산동 등지를 정복하고, 대현부근에 나라를 세워 자기의 이름으로 나라 이름을 불리지국(弗離支國)이라고 했다.『주서』의 불령지(弗令支)와『사기』의 ‘이지(離支)’가 다 불리지국을 가리킨 것이다…(중략)…발해의 발도 음이 ‘불’이고, 또한 ‘불리지’가 준 이름이다’라고 했다. 춘추시대 지도에 보이는 령지(令支)가 그곳이다. 저는 신채호가 사람이름이라고 착각한 ‘불리지’가 바로 ‘프리기아(프리지아라고도 함)’를 음사 표기한 것으로 이해한다.

※신채호 선생의 말대로 불리지라는 나라 이름과 관련해서 발해라는 명칭이 생긴 것은 맞나요?
네, 전국시대에 저술된 것으로 추정되는『관자』라는 책에도 ‘발·조선’이라는 나라 이름이 보여요. 이때의 발도 부여인들의 조상이 만든 정치체를 말한다고 볼 수 있어요.
또한 중국에서 발행된『중국고대역사지도집』에도 프리기아인들이 난하 지역으로 들어온 이후부터 발해라는 명칭을 쓰고 있다.
즉 그들이 들어오기 이전인 춘추시대에는 발해라는 명칭을 쓰지 않다가, 춘추전국시기가 되면 발해라는 명칭을 쓴다. 따라서 ‘발해’라는 이름에는 ‘프리기아(부여)인들이 사는 바다’라는 의미가 담겨있다. 즉 발해는 부여인들의 바다였던 것이다.
최근(1999) 길림성 사회과학원에서 ‘부여의 조상들의 원주지는 발해의 바닷가였다’는 글을 발표하기도 했다.
진병철 기자 / 5084474@hanmail.net입력 : 2015년 02월 2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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