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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예리'의 중앙아시아 실크로드 기행문 -10-

여행 마지막 날 - 카자흐스탄
황명강 기자 / test@test.com입력 : 2017년 08월 20일
7월 7일/여행 마지막 코스 - 카자흐스탄

오늘은 마지막 목적지인 카자흐스탄으로 넘어가는 날이다. 키르키즈스탄에서 카자흐스탄 국경을 통과하는 검문소 앞에서 버스에서 내려 내 짐을 꽤 오래 끌어서 가야한다.
카자흐 사람들은 좀 무뚝뚝한 느낌이랄까. 국경 통과 시에도 각자 통과 기준이 달라 대충 통과시키는 사람이 있는가하면 끝까지 꼼꼼하게 검사를 하는 사람도 있다.

ⓒ GBN 경북방송

살벌한 국경을 통과하니, 버스는 노란 들꽃이 누리에 가득한 들판을 지난다. 그 노랗고 초록인 풍경을 보니 마음이 절로 풍요롭다.
이제 중앙아시아에서 GDP가 1만 달러를 넘어 제일 잘 산다는 카자흐스탄의 수도 알마티이다. 이 나라는 세계에서 9번째로 영토가 넓은 나라이다 보니, 웬만한 도시간은 비행기로 이동해야 해서 국내선 항공편이 잘 발달되어 있다고 한다. 앞에 유리로 높이 쌓아올린 성곽과 같은 건물이 보이는 데, 역시 부유한 건물은 은행이다. 은행들이 들어서 있는 거리는 서울 강남 테헤란로의 이미지에 뒤지지 않는다. 우리는 유유히 거리를 지나 2011년 아시아 동계올림픽이 치러진 해발 3,892미터의 침불락 산으로 향한다. 이 정상에는 고대의 샤먼이 제사를 지냈던 신성한 우물이 있다고 한다.

오늘의 미션은 침불락 산의 리프트 타기. 해발 2,500미터 고지의 스키장으로 우리를 데려다 주는 리프트이다. 6인용 리프트에 재빨리 올라서 1단계 코스로 간다. 올라가면 갈수록 공기도 상쾌해지고 마음도 트이는 기분이다. 멀리 계곡에서 콸콸 내려오는 물줄기가 가슴을 시원하게 한다. 지금까지는 파랗게 이끼가 깔리고 나무가 드문드문 있는 산만 보인다. 2단계 리프트 코스는 선택 관광이다. 우리는 경주학 연구원 원장님의 재빠른 조치로 두 번째 코스의 티켓을 발권하여, 두 번째 리프트에 올랐다. 리프트 안에 급조된 우리 방 식구들은 모두 들떠서 서로서로 사진을 찍어주고 있다. 이 두 번째 코스의 리프트는 경사도가 가파르기 때문에 중간 지점에서 다시 갈아타야 한다. 산을 타고 오르는 다람쥐와 같은 민첩한 행동으로 리프트를 갈아타고 정상으로 향하였다. 지금까지 푸르른 나무와 초원을 보았다면, 이번 코스는 설산으로부터 시작한다. 녹색과 회색이 오묘하게 뒤섞인 산의 정상과 골짜기에 하얗게 빛나며 쌓여있는 눈을 보니, 마음이 절로 환해지며 뼛속까지 청량감이 든다.

↑↑ 침블락 해발 3000고지
ⓒ GBN 경북방송

옛날 사람들이 히말라야에서 사막 이후에 설산을 보았을 때 이런 느낌이 아니었을까. 사람은 역시 시각적인 동물인가보다. 푹푹 삶아질 것 같은 여름에 굳이 얼음을 갈아 빙수를 해 먹는 것도 바로 이런 느낌을 즐기기 위한 것이 아닐까. 리프트에 탔던 모든 사람이 환호성을 지르며 뛰어내려, 설산을 배경으로 사진 찍기에 몰두한다. 눈을 만져 보았으면 좋겠지만 언감생심. 그래도 공기가 좋아서 그런지 거대한 산이 손에 잡힐 듯이 가까이 보인다. 천산 산맥도 여름을 이길 수는 없었는 지 황토와 바위의 거무튀튀한 빛깔이 그대로 드러나 있고 일부분 눈이 쌓여 있다. 끝도 없이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다양한 봉우리들의 향연을 보니, 눈이 절로 즐겁다.

한 무리의 외국인들이 커다란 캠핑 도구와 짐을 올망졸망 지고 온 것을 보았다. 그들은 이 부근에 있는 캠핑장에서 1박 하면서 별과 야생화를 보려고 한단다. 좋겠다는 감탄사가 절로 목구멍에서 튀어 나오면서, 새삼스레 여유로운 그들의 여행이 부러워진다. 하지만 우리에게는 또 우리의 길이 있으니까. 많은 시간을 위에서 보내고 싶지만, 약속시간이 다가옴에 따라 침불락과 안녕을 고하며 매와 같은 속도로 리프트를 잡아채서 내려왔다. 내려오니 아뿔싸 다른 분들은 티켓 판매기가 고장을 일으켜서 2단계 리프트는 아예 타지 못하셨다고 한다. 우리는 이 두 번째 코스의 사진은 그 당시 리프트에 탔던 사람들끼리만 공개하기로 했다. 다른 분들은 후일을 기다려서 다시 리프트에 오르리라.

↑↑ 오벨리스크
ⓒ GBN 경북방송

다시 알마티 시내로 내려와 젠코바 성당과 기타 다른 쇼핑센터를 들르러 했지만, 가는 날이 장날인 것인지 모두 문을 닫았다. 거리를 정처없이 떠돌다가 우연히 공화국 광장의 오벨리스크 위에 서 있는 황금인간의 복제품 발견. 이 황금인간은 몸 전체를 황금으로 만든 갑옷으로 감싸고 있고, 그 장식에 나무와새, 짐승의 모티브를 사용하여 신라의 금관 장식과의 연관성을 볼 수 있는 귀중한 유물이다. 4천점의 황금유물과 함께 발견되어 이러한 황금문화의 주인공이 초원의 유목민인 기마 민족이며 이들의 활동영역에 따라서 초원 실크로드 전체로 전파되었음을 보여주었다. 실물을 보고 싶었지만 박물관이 문을 닫은 관계로 결국엔 무단횡단을 하여 황금인간의 복제품이 높이 서 있는 오벨리스크에서 기념사진을 찰칵 촬영하는 것으로 알마티 관광은 끝이 났다.

이제는 비행기 오르기 전의 마지막 식사. 로뎀나무 라는 시내의 한식당에서 가벼운 한식과 함께 이제 정말 다시 한국에 가는구나 하는 것이 실감났다. 시간이 조금 남아서 식사 후 쇼핑몰 산책을 가볍게 했다. 백화점 같은 것이라 디자인은 세련되었지만 우즈벡에서의 가격보다 한 3배 정도는 족히 한다. 토산품 판매점 앞에 카자흐 민족의 토템인 늑대상이 보여서 마지막으로 같이 사진을 찍고 마무리. 알마티 공항의 엄격한 출입국 심사를 문제없이 통과하여 면세점에 도착 하였다.

↑↑ 인천공항 도착후 단체사진
ⓒ GBN 경북방송

카자흐의 특산품이라는 꿀이 면세점에선 꽤 비싸지만 1회용으로 포장되어 있다는 것에 만족하며 한 꾸러미 구입. 카자흐 고유의 보드카도 사고 싶지만, 포장이 유리병만 있는 상태라 두렵다. 혹시 사고 싶은 분들은 필히 완충용 포장재를 구해 가시기를. 이제 탑승 준비 완료인데 알마티 공항은 천장도 희한하게 생긴 양철 같은 것으로 되어 있고 에어컨이 몇 대 없어서 정말 땀으로 샤워를 할 지경이다. 이게 국제공항의 면모라니 정말 한국의 인천공항 시설을 수출하고 싶어진다. 드디어 비행기에 탑승이 완료되고, 배행기는 굉음을 내며 활주로로 돌진한다. 가깝지만 아직은 멀게 느껴지는 나라, 알고 보면 우리와 공통점도 많고 정도 많은 사람들이 살고 있는 중앙아시아, 이제는 당분간 안녕이다. 비록 높은 온도로 여행 내내 힘은 좀 들었지만 생생히 살아 숨 쉬는 여행의 추억이리라.
황명강 기자 / test@test.com입력 : 2017년 08월 2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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