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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조민 시인이 만난 오늘의 시 - `우리, 가깝고도 먼` / 조미희 시인


김조민 기자 / blue2140@hanmail.net입력 : 2019년 06월 19일
우리, 가깝고도 먼

조미희


세상에는 다양한 우리들의 규정이 있네
동그란 우리 네모난 우리 찌그러진 우리
오륜마크처럼 조금씩 발 담근 교집합의 우리

우리는 꽃밭처럼 향기롭고 
폭탄처럼 무섭네

흩어져 있는 잡담과 과도한 뒷담화의
다발이 물웅덩이에서 썩어갈 때 
우리는 깊이깊이 계면쩍은 사람
생몰 연도를 모르는 멸종동물처럼
기착지와 기착지로 떠도는 새 떼처럼
가깝고도 먼 우리들

꽃밭에 갔다가
우리라는 온갖 도형적 인간들을 만났네
두 손을 모으고 손톱을 만지작거리며 
우리로의 진입을 넘보곤 했네
모든 전쟁은 우리끼리 하네
저쪽의 우리와 이쪽의 우리,
우리라는 말,
진영을 바꾸어가면서 얼마나 친절한 유대감인가
하지만, 가해와 박해 학살자까지도
우리라는 동그라미 속에 존재한다네

우리는 아름답고 추해서
우리를 무너트리고 또 건설하는 실수를 저지르네
나와 당신은 늘 가깝고도 먼 우리일 것이네



▶우리는 자주 꽃밭처럼 향기롭고 폭탄처럼 무서운 우리라는 울타리 속을 기웃거린다.
때론 망가지더라도 향기를 함께 맡기를 원한다. 그 정도는 감수해야 이 군중 속의 외로움을
견딜 수 있다.
오늘 폭탄을 던지는 자는 바로, 나라는 사실...
기억해 두자.



ⓒ GBN 경북방송




▶약력
   2015년 『시인수첩』 신인상
   2019년 아르코 창작기금 수혜
   시집『 자칭 씨의 오지 입문기 』




김조민 기자 / blue2140@hanmail.net입력 : 2019년 06월 1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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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gs : 조미희 시인수첩 아르코 자칭 씨의 오지 입문기 김조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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