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조민 시인이 만난 오늘의 시 - `종강(終講) 쫑강` / 박정래 시인
김조민 기자 / blue2140@hanmail.net입력 : 2019년 07월 15일
종강(終講) 쫑강
박정래
빗살무늬 토기 같은 삼월은 솔나무 징검다리 그늘을 디디며 또 한 해 봄 학기 강의를 접네 눈 깜박할 사이 나이를 가늠할 수 없는 15,16,17학번 후학들이 밀려와 비린 완두콩 싹처럼 만나 단단한 콩알 한 줌 손에 쥐여주는 마지막 강의, 흐르는 강에 발을 담그고 앉아 있는 것은 이끼 낀 바위 같은 내가 아니라 뭉게구름처럼 떠가는 그들이었네 하얀 차돌처럼 물에 잠겨 굴절되어 마구 흔들리는 푸른 하늘을 쳐다보며 겁먹지 말고 도전하거라 절대 진리가 있겠느냐 너희들이 진리다 진득하고 꾸준한 것이 알맹이를 만든다 과거는 아득하니 오늘에 비추어 내일을 준비하거라 머뭇거리지 말고 과감하게 세상 밖으로 나가거라 지난 10년 江山 등에 짊어지고 기약 없이 캠퍼스를 떠나가네 보따리 방물장수
▶강사 만10년, 스무 번째 학기 종강을 하였다. 내가 후세대를 아끼고 사랑하는 만큼, 세월은 나를 사랑하고 아끼지 않아 이젠 열강하기에도 호흡이 벅차다. 내일 다시 어떤 방물을 팔려고 등짐을 지고 밖으로 나설지 모르지만, 한 가지 분명한 것은 현재는 과거가 되고 또 다른 미래로 나아간다는 것이다. 누구나 그 흐름 속에 발을 담그고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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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력
1993년, 서정시학 신인상 등단.
서정시학회 동인
시집 『시즐』 『한강』 『이 시대의 자화상』 『사람 그리운 날에 차 한잔 시 한 모금』 『매력없는 여자의 매력이 나는 좋다』 『아들아 세상이 보이느냐』외 다수
수필집 『광고는 아무도 못말려』 『사진공장 이야기』 『코끼리, 장님 바라보기』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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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조민 기자 / blue2140@hanmail.net 입력 : 2019년 07월 1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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