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조민 시인이 만난 오늘의 시 - `책상 위의 은하문명시대` / 송민규 시인
김조민 기자 / blue2140@hanmail.net입력 : 2019년 08월 26일
책상 위의 은하문명시대
송민규
책상의 나이테는 목성 폭풍이다 책상의 중력에 끌리는 먼지, 뭉치고 커지고
방안을 공전한다 나는 박테리아들과 함께 이주할 행성을 찾아 방안을 떠돈다
하루를 마치면 바지 주머니에 손을 넣어 휘젓는다 지구와 비슷한 크기의
행성을 골라, 책상 위에 올리고 압축한다
질량을 유지한 채, 지구를 압축하면 블랙홀이다 블랙홀은 질량보다 중력이 세다 계획표의 시간이 빨려 들어간다 메모지의
약속공간이 휘어진다
책상 위의 블랙홀을 편다 만남의 중력보다 이별의 질량이 강해진다 문이
열리고 닫힐 때 생기는 공전 궤도 위 하루 동안 마주쳤던 눈동자들을 올려놓는다
공전주기로 행성들을 꿰어 주판 만들기 혜성을 튕긴다 위성과 행성을 충돌시킨다 문턱에 걸리는 빅뱅 이후로
방은 계속 팽창한다
손잡이마다 진보하는 박테리아 문명 행성의 손잡이가 자전하면, 방은 하루가 지난다 문손잡이가 잠기고 자전이
멈출 때 나는 열쇠구멍으로 새로 이주할 행성을 관측한다
▶커튼 사이로 쏟아지는 천 개의 햇살이 먼지들을 순식간에 떨군다. 나는 햇살 폭탄이 폭격하는 방을 포복으로 빠져 나왔다. 시인은 비겁하게 살아남은 패잔병이지. 시는 패잔병이 늘어놓는 허풍스런 무용담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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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력
2014년 서정시학 등단
2015년 고려대학교 국어국문학과 현대시 대학원 박사 졸업
2016년 우수출판콘텐츠 제작지원사업 선정
서정시학회 동인
시집 『다트와 주사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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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조민 기자 / blue2140@hanmail.net 입력 : 2019년 08월 2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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